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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토리텔러 : 노서영

warming-up


내 시간만 멈춰버렸다는 사실이 이렇게 크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.
나와 함께 밥을 먹고, 산책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주리는 어엿한 교사가 되어있었다.

나는 살아있었다면 뭐가 되었을까.

아마 수영을 계속 했을 것이다. 죽기 전 몇 달간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위해 거의 물속에서 살았으니.

​지금처럼 물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면서 수영장에 붙어 사는 영혼이 아닌, 자유롭게 수영하는 그런 사람.

그런데...

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더라...

내가 왜 약물에 손을 댔더라...

내가 왜 그 많은 약을 삼키고 수영장에서...

터벅

터벅

터벅

터벅


생각에 빠진 사이 날이 밝았다.

수영장 관객석, 누군가 아침 햇살을 등지고 걸어와 앉는다.

반대편에서도 그애의 존재감이 느껴진다.

유례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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