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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토리텔러 : 한준희

경고

수영장

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, 아니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.

찰랑거리는 물을 보며 앉아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.

​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,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곳.

이 세상에 혼자 남은 거 같은 느낌을 주는 곳.

​다만 신경쓰이는 게 있다면, 지치지 않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는

​왜 퍼진지는 모르겠지만, 그 덕에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.

덕분에 편안하게 있을 곳이 생겼으니까.

수영장을 보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깊은 생각에 잠긴다.

​답을 알고있는 것부터, 그렇지 못한 것까지. 모든 것이 머릿속을 휘어집는다.

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게 좋다가도 어느 순간 무서워진다.

 

동경하면서도 동시에 깎아내리는 평가들에 점점 약해진다.

 

이 정도로 벌써 나약해지면 어떡하지.

 

차라리 여기에 혼자 갇히면...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도 될텐데

 

아니야 편지나 읽어보자.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잖아.

이게 무슨 말이야...?

이게 무슨 말이야...?

손이 떨려서 편지봉투가 잘 잡히지 않는다.

​빨리 꺼내야 하는데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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